1. 성과주의의 도입과 현상

생산성을 향상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기업의 가장 근본적이고도 핵심적인 활동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을 비롯한 공기업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연봉제 혹은 성과배분제도 또한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우리 기업의 중심 사상이던 연공서열제도는 IMF위기 이후 연봉제를 중심으로 하는 성과주의로 급격하게 대체되고 있다. 노동부 조사에 의하면 96년 11월, 94곳이던 연봉제 실시 업체는 IMF 직후인 99년 1월, 649곳으로 급증했으며 2001년 1월 현재 1,275곳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과주의를 도입하여 기업들이 얻은 것은 무엇이며, 잃은 것은 무엇인가?

위의 조사에 의하면 기업들이 연봉제를 도입하는 이유에 대해 연봉제 실시업체의 57.3%가 ‘생산성 향상’을 첫 손에 꼽았고 두 번째가 “우수인력을 보다 쉽게 채용하기 위해서”(16.5%)라는 답변이었다.

그렇다면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업체에는 실제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타 회사에 비해 우수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가?

일본 후지쓰는 지난 93년에 사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성과급제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후지쓰는 일본업계 중에서도 성과급제를 가장 선구적으로 도입한 회사였다. 그러나 8년간의 적용기간을 거치고난 뒤 나타나는 현상은 사원들이 실패를 우려해 장기적인 목표에 도전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에만 집착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는 대형 히트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일만 챙기고 남은 돕지 않는 현상, 팔기에만 급급하고 애프터서비스 등에는 소홀해지는 현상 등도 나타났다

과거에는 회사가 개인의 장기적인 고용을 보장해주는 대가로 조직원의 충성심(Loyalty)을 요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과주의 인사시스템 하에서의 개인과 조직간의 관계는 노동과 대가라는 계약관계로 한정되기 쉽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 종업원들이 보이던 조직과 개인의 일체감,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점차 엷어지고 목표달성을 위한 몰입과 헌신정도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으며, 오히려 불안한 장래에 대비하기 위한 개인역량 쌓기에만 더 큰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게 된다.

또한, 개인은 더 이상 조직을 신뢰하지 않고, 조직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개인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개인은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해 장기적인 목표보다 단기적인 목표에 집착하게 되고 회사의 가치(Value)를 구현하는 활동보다는 눈에 띄는 실적위주의 일에 매달리는 결과가 초래된다.

일부 직무를 제외하고는, 조직에서의 성과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창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팀웍과 벽없는 조직문화는 대단히 중요한 가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성과주의 체제 하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일만 챙기고 남의 일은 돕지 않는’ 현상이 심화되곤 한다.

그렇다면, 사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하고 조직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한 성과주의 체제가 왜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는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성과주의를 뒷받침하는 리더십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은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하겠다. 세계유수의 조사기관인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우수인재들이 이직하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조직 내부의 리더십 문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해당조직의 경영자나 관리자를 신뢰할 수 있는가, 자기의 능력과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가 등으로, 연봉문제는 오히려 4~5위에 랭크될 뿐이다. (To be continued~)

글쓴이:김두연 비즈니스코칭연구소(BCI)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