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먼저 승진한 입사동기(1)

글 : 김두연 비즈니스코칭연구소 대표

– 위기의 홍길동 사원 –

요즘 홍길동 사원의 기분이 영 꿀꿀하다.
정기 승진,급 심사에서 누락된 것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지난 3년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고 동료, 상사와의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았고 학벌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홍길동 사원을 괴롭히는 것은 절친한 입사동기인 임꺽정 사원이 나를 제치고 먼저 승진했다는 사실이다. 어차피 승진인원이 정해져 있어 두 명중의 한 명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게 왜 하필이면 내가 되어야 하는가?
주변에서는 위로한답시고 한마디씩 한다.

‘너무 상심하지 마라, 인생은 마라톤이다, 누가 먼저 승진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조직에서 오래 버티느냐가 더 중요하다.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 된다’….등등
근데 왜 꿀꿀한 이 기분은 풀리지 않는 걸까?

어제 부장님은 면담 자리에서 결정타를 날리셨다.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게. 홍길동씨가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임꺽정씨가 탁월해서 그렇게 된거니까…”
도대체 나보고 이 조직에 계속 있으라는 얘기야, 나가달라는 얘기야?

게다가 임꺽정의 태도는 가관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친하게 지냈는데 요즘 나를 보면 아예 말을 안 한다. 슬슬 피하는 기세가 역력하다. 아니, 혼자만 승진해서 미안하게 됐다고 빈말이라도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줄 망정 사람을 피해?
‘앞으로 저 친구하고 상종하면 내가 성을 간다!’

– 무엇이 문제인가? –

위의 상황은 인사철만 되면 조직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사례이다. 한 때의 승진누락이 인생을 좌우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쉽게 얘기할 수도 있겠으나, 막상 동기간에 승진의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생기면 당사자는 물론 주위사람들에게도 결코 편치 않은 상황이 연출된다.
승진자에게 마음 놓고 축하 하기도 어렵고, 누락자에게 위로의 말 건네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두 사람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는 이쪽 저쪽 눈치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동기를 제치고 혼자 승진한 당사자도 그리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아무리 공정한 절차에 의해 승진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치 가해자 같은 심리적 불편함이 남아 있다. 상대방과 이전처럼 스스럼없이 지내고 싶지만 왠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게다가 예전과 똑 같이 행동하는데도 괜히 주변에서는 한마디씩 한다.
“어이, (동기 제치고) 승진하더니 요즘 어깨 힘이 많이 들어갔어!”.

왜 입사동기간에 승진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이토록 민감해지는 것일까?
아무래도 뿌리깊은 연공서열 의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입사동기라면 나이도 비슷하고 나이가 비슷하면 능력도 비슷비슷한데 왜 저 친구는 승진하고 나는 떨어지는가, 이런 생각들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과정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현상을 방치하면 의외의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인사평가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고 그것이 상사와 조직 전체에 대한 불신과 로열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불만은 팀웍의 훼손과 성과의 저하로 연결된다.

따라서 코치(관리자)는 당사자들의 상호이해를 촉진시키고 아울러 적절한 코칭을 통해서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

To be continued….

<(사)벤처기업협회 협회지 "Venture Digest" , 2007년 3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