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의 목표는 고객의 변화이다. 행동의 변화일 수도 있고 관점의 변화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관찰가능하고 측정가능해야 하며 또한 지속가능해야 한다. 코칭종료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주변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코칭과정 중에 일시적으로 변한 것 같지만, 불과 몇 달 사이에 원위치 되었다면 그것은 진정한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우선 코칭주제와 관련된 행동(혹은 관점)의 근원이 어딘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평소에 얌전하던 사람이 술에 취하면 왜 TMT(Too Much Talker)가 되는가? 성인군자 같던 사람이 운전대만 잡으면 왜 그토록 난폭해지는가? 인간행동의 근원에는 무의식적인 목적이 있다. 3대 심리학자이자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아들러(Alfred Adler,1870~1937)는 ‘모든 행동에는 목적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은 그 목적을 모른다.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이 추구하는 목적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인간은 포유류 중에서 가장 나약한 존재로 태어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양육자에게 거의 모든 것을 의존한다. 개인심리학의 핵심개념인 ‘열등감’은 인간본연의 감정이다. 인간의 어린 자아는‘불확실하고 거대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하여 작은 자기를 도와주게 될 삶의 목적(Life Goal)을 만든다. 인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월성을 추구하고 주변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따라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불완전한 존재에서 어떻게 열등감을 극복하고 소속집단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 노력하였는가를 이해하여야 한다.

P상무는 40대 초반의 외국계 회사 여성임원이다. 전략적 마인드가 뛰어나고 마케팅 역량이 탁월한 핵심인재이다. 문제해결 프로세스와 의사결정에 능하며 실패시 본인의 책임으로 인정하는 쿨함도 가지고 있다. P상무가 가지고 있는 코칭이슈는 부하직원들에게 업무의 기준이 높고 과업중심(Task Oriented)적이며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때 P상무와 함께 일하는 부하직원이 퇴사하거나 전출을 자원한 경우도 있었다. 회사에서는 유능하고 일 잘하는 P상무를 다음 보직으로 진급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People Oriented된 리더십 스타일과 커뮤니케이션 역량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P상무는 3자매 중 맏이로서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랐다. 아들 없이 딸만 셋인 가정에서 비슷한 나이 또래인 사촌들과 비교해서 무엇이든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너는 장녀니까’ ‘믿는다’‘든든하다’‘잘 할거야’‘기대한다’ 등등은 어렸을 때부터 P상무가 부모님으로부터 익숙하게 들은 말들이다.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두 동생들을 보살펴야 했고,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했고 공부도 잘해야 했다. P상무의 인생목적(Life Goal)은 ‘잘 해야 한다, 완벽해야 한다. 계획한 것은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등이다. 여기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들어설 자리는 부족해 보인다.

이제 근원을 알았으면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통상 우리는 고객의 이슈와 관련된 말이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이 관찰가능하고 측정가능한 객관적인 변화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은 강으로 비유하자면 하류에 해당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한 속담처럼 신념,가치,자기정체성 등의 상류를 정화하지 않고서는 행동,언어 등의 하류가 맑아질 수 없다. 행동의 변화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코칭효과의 지속성이 부족한 이유이다.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한 새로운 신념을 갖게 되면 우리의 행동은 그 새로운 Identity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바뀌게 된다(Adler).

P상무의 코칭포인트는 ‘능력적인 측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People Management 측면에 아쉬움이 있다. 상대방의 감정에 이입하고 소통하는 역량을 집중적으로 코칭할 필요가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 P상무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공동체감(Common Sense)의 확립이다. 공동체감이란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귀로 듣고, 다른 사람의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아들러는 정의했다. Common Sense는 공동체감 외에 공통감각,사회적연대,상식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된다. 코칭의 주요스킬 중 하나인 공감(Empathy)도 같은 범주이다.

‘다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 ‘다름’의 이해가 기본이어야 한다는 것을 매니저가 되고 시행착오를 겪고, 행동의 목적성을 알아차리고 난 후에 비로소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P상무는 스스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뮤지컬과 연극에 심취했다. 출연자들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감정에 이입하는 훈련을 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자신을 보는 심상훈련을 통해 업무현장에서도 점차 Common Sense 를 적용해갔다. 회의 운영시에 뜬금없는 말을 해서 답답함을 가중시켰던 구성원에게도 일단 그의 입장에서 들어보려고 했다. 업무능력이 부족해서 일처리가 더딘 구성원도 닥달하지 않고 하나하나 가르쳤다. ‘인간은 모두 다르다’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점차 주변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물이 맑아지니 떠났던 고기들이 돌아왔다. 주변에 사람이 모이고 모두 P상무의 변화를 얘기했다.
6개월 후 더 높은 자리로 승진기회가 열렸다. 지속적인 행동의 변화가 이어짐은 물론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common sense를 실제의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되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사람의 성격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상황을 이해하는 올바른 열쇠를 발견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서만 주장되는 것이다(Adler). 우리는 우선적으로 행동패턴을 변화시키거나 증상의 제거를 시도하지 않는다. 만약 어떤 사람이 그의 기본적인 전제를 변화시키지 않은 채 그의 행동을 개선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성공적인 변화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목적, 개념, 생각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Dreikurs).
고객의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행동의 근원인 상류(upper stream)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그리고 코칭종료 후 6개월쯤 지난 시점에서 고객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고객님의 변화는 지금도 지속가능하신가요?”

  1. 09. 21 김 두 연(Ph.D.,MCC)

현) 아들러코칭센터 대표, 아주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이 칼럼은  2020년 9월 ICF Korea 뉴스레터에 게재되었습니다.